튜닝] 리지-디어 탕게 크로몰리(Ridge-Deer TANGE CR-MO) 여행용(투어링) 자전거

Ridge-Deer, TANGE CR-MO TUBING
중국어를 전공한 안상민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학연수 6개월을 다녀올 지, 자전거를 좋아해서 자전거 관련 일을 해볼지 생각 중”이라며 고민을 털어 놓았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던 에디터는 “훌쩍 떠난 자전거 전국일주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든 잘 해내갈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 주었다.


 

▲ 안상민의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noah676


 

Before
일본 <Ridge-Deer>(리지-디어)사의 이 보급형 산악자전거는 <탕게>(Tange)사의 크로몰리 튜빙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입문급 시마노 구동계열과 타이어 등이 장착되어 있어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지만 성능 효율면에서는 좋지 못했다.


 

After
탕게사의 크로몰리 튜빙과 브이-브레이크, 36홀의 튼튼한 휠세트를 그대로 승계하고 여행에 적합하도록 프론트-랙과 리어-랙, 머드가드, 그리고 25kg의 하중을 견디는 더블-렉 센터 킥-스탠드를 더했다. 또한, 튜닝의 목적인 란도너(Randonner)에 적합하도록 멀티-바와 그에 맞는 오래된 클래식 구동계를 설치하여 빈티지한 멋과 실용성을 높였다.


 

<탕게> 크로몰리 튜빙이 적용된 보급형 자전거는 흔치 않다.
자전거를 고를 때 여행용 자전거에 적합하도록 바꿀 수 있는 확장성과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기준을 정하고 나니 선택은 간단해졌다. 중고 매입가 30만원은 컴포넌트만 따지고 본다면 비싼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프레임 소재가 가져다주는 특별한 승차감,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가속이 붙으면 지면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마음에 쏙 들었고, 그 근간에는 90년 역사와 전통의 대한 탕게사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었다.

크로몰리 소재의 프레임은 여행용으로도 적합하고 관리만 잘 한다면 평생 탈 수 있다. 또한, 브이-브레이크를 사용하여 제동력이 우수하고 머드가드 탈부착이 용이하며, 브레이크 패드 교체, 26인치 사이즈 휠 채용 등의 보편적인 자전거 부품들이 사용돼 여행 중 유지보수가 수월하다는 것도 선택의 이유다.


 

쉽게 볼 수 없는 오래된 부품들이 눈길을 끈다.
틈틈이 장터를 체크하며 필요한 부품을 구하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자전거와 패니어를 빼놓고 순수 튜닝 비용을 산정하자면 40만원 정도가 들었다. 그 중  비싼 아이템은 <Nitto>(니토)사의 멀티-바이다. 멀티-바는 상단이 좁고 하단이 넓은 형태로 드롭을 잡았을 때와 댄싱을 칠 때 편안하면서도 힘을 가하기가 좋다. 더불어 프론트-백 설치도 쉽다.

구동계는 트리플 체인링을 가진 크랭크-세트와 9단 스프라켓으로 교체
하였다. 그런 탓에 장착된 8단 바엔드 시프터의 변속방식을 프릭션 모드로 한다. 초기에는 1프릭션 모드가 익숙지 않아 변속 접점을 찾아내는것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다. 아무래도 자전거를 탈 때 많이 쓰는 기어 범위가 있질 않은가? 그 안에서만 변속을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내부 구조가 단순한 바엔드 시프터가 수리가 쉽기에 여행용 자전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프릭션 모드(friction mode)
바엔드 시프터의 정 중앙에 위치한 은색 고리를 잡은 뒤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프릭션 모드가 된다. 원래의 바엔드 시프터는 인덱스 모드(index mode)로서, 한 단씩 정확하게 끊어지는 편리한 변속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8단 시프터를 9단의 범위까지 변속이 가능케 하려다 보니 프릭션 모드를 적용한 것이다. 프릭션 모드를 이용하면 한 단씩 끊어지지 않고 아무런 저항 없이 레버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더 높은 단수로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로지 사용자의 감으로 변속을 해야 하기에 정확도가 떨어지고 번거롭다는 단점도 있다.


 

30년 전에 나온 ‘시마노 600’ 브레이크 레버가 인상적이다.
사실 브레이크 레버를 설치하였을 때 케이블이 바테잎 밖으로 나오는 구조가 마음에 들어 구매하였다. 여행 중 브레이크 트러블이 발생하여도 바테잎을 풀지 않고 케이블을 교체 할 수 있어 정비가 쉽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브레이크 레버의 힌지 부분이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어 매력 포인트가 되어준다. 튜닝 부품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의문 사항이 있을 때 마다 인터넷의 정비 자료를 참고해가며 직접 작업을 해 나갔다. 드롭바 케이블 작업할 때가 가장 힘들었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각 부품별 호환성이 맞지 않아 탈부착을 반복하기도 했었다. 또한, <SKS>사의 은색 머드가드를 구입하려 했는데, 수급에 문제가 있어 할 수 없이 검정색으로 구매를 했었다. 그러나 색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 인터넷에 교환 요청 글을 게시하였더니, 고맙게도 동일한 제품의 은색 머드가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연락을 해와 교체를 하기도 했었다.


 

패니어를 보니 여행지의 추억이 많이 묻어 있다.
군제대를 하고 알루미늄 생활 자전거로 해안선을 따라 전국을 돌았다. 펑크 수습도 못할 정도로 자전거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었다. 텐트와 취사도구를 모두 챙겨 느리게 하는 여행을 몸소 실천 하였는데, 준비한 코스를 모두 완주하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기억에 남는 곳은 남해, 제주도, 특히 동해안을 따라 연결되어 있는 7번 국도이다. 또한, 대전을 지날 때 만난 소방관은 “나도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 싶다. 힘내라!”며 이런저런 말씀과 함께 현금 2만원을 주신 기억이 난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 안타깝게도 여행 중 우천으로 인하여 그분의 연락처를 메모한 종이를 잃어버렸다.


 

여행 중 숙식은 어떻게 해결했고 무엇을 느꼈는가?
식사는 점심을 제외하고는 취사도구를 이용하여 직접 해먹었다. 잠은 주로 공원 화장실 옆에서 텐트를 치고 잤다. 늦은 시간 공원 화장실은 행인이 없기에 문을 잠그고 샤워를 했고 혹시나 누군가 있다 하여도 여행자인 것을 알면 크게 개의치 않았다. 화장실은 물도 원활히 나오고 전기까지 공급이 되니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여행을 다녀와서 느낀 것은 자전거 여행이 예상 했던 것 보다 힘들지 않았고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았으니 세계로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아쉬움이 없는가?
크랭크 세트가 아쉬움에 남는다. 트리플 체인링을 채용한 산악자전거용 제품이기에 란도너에도 적합하지만 검쟁색으로 아노다이징(Anodizing) 처리가 되어 있어 프레임을 제외한 부품들의 색을 은색으로  맞춘 튜닝 콘셉트에 부합하지 못한다. 아노다이징이란 알루미늄과 산소가 만나서 일어나는 자연적 산화과정을 인위적으로 전기-화학반응을 가해 알루미늄 표면에 산화물 도장을 입히는 작업이다. 그렇기에 은색의 이빨 수가 적은 투어링용 크랭크 세트를 찾아보고 있다. 또한, 프레임의 칠이 벗겨져 부식이 진행되었기에 지금과 같은 색으로 재도색을 하고 싶다. 미지막으로, 랙 위에 짐을 올릴 수 있는 본연의 용도에 충실한 프론트-랙으로 교체를 하고 싶다.



<바퀴(baqui) vol.23, Before & After :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http://www.facebook.com/noah676 (안상민의 페이스북)

관련 부품들
케이씨엔씨 초경량 큐알 레버 스큐어 (KCNC Skewers Q.R)
코호시스 초경량 시트클램프 (KOHOSIS SeatClamp)
FSA 케이포스 카본 시트포스트 25mm 셋백 (FSA K-Force Light Carbon Seatpost SB.25)
'핀헤드락' 자전거 휠, 안장 + 싯포스트 도난 방지 스큐어 락 (Pinhead Lock : 3 Pack Lock)
셀레 이탈리아 유탁 젤 플로우 안장 (Selle Italia Yutaak Gel Flow Saddle)
다혼 여행용 프론트 랙 (DAHON Tour Front Rack)
에스케이에스 미니 물/흙받이 (SKS mini Mudguards)

관련 용품들
캣아이 '스트라다 RD300W' 무선 속도계 (CATEYE STRADA WIRELESS CC-RD300W)
본트레거 '듀오트랩' 속도/케이던스 센서 (Bontrager DuoTrap Digital Speed/Cadence Sensor)
벨로브 '바이크윙커' 자전거 방향지시 브레이크 후미등 (VELOVE BikeWinker)
카본 물통 케이지 (ebay Carbon Water Bottle Cage)
티레벨 인피니티 롤탑 43L 백팩 (T-LEVEL Infinity Roll-Top 43L Backpack)
오트립 얼티메이트5 클래식 핸들바 백 (ORTLIEB Ultimate5 Classic)

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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