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BROMPTON S2L-X
영국 <BROMPTON Bicycle>사의 이 접이식 미니벨로는 보다 공격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도록 스트레이트바(S-Bar)를 사용하고, 티타늄 합금 소재의 리어 프레임과 포크를 채용하여 브롬튼 중 가장 가벼운 9.5kg의 무게를 자랑한다. 튜닝된 브롬톤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안전한 선에서 꼭 필요한 부품만 남겨두고 모두 제거했다. 브롬톤에 장착 가능한 가장 가벼운 제품들 위주로 교체한 결과,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 된 포크와 리어 프레임을 제외하곤 순정 부품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됐다. 현재 무게는 7.3kg.
김병국 씨는 오로지 자전거로만 하는 국토를 종주가 목적이 아닌, 접이식 미니벨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세상 모든 교통수단과 연계한 여행, 전망 좋은 장소가 있다면 차 한잔하는 여유로운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이야기 했다.
브롬튼을 가볍게 만들자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
초기엔 가죽 액세서리를 이용한 드레스 업을 주로 했다. 당시 브롬튼의 무게가 15kg이 였는데, 건물 6층까지 매일 들고 올라가야 하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더라. 그래서 자전거를 더 가볍게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무게가 줄어드니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힘들지 않게 됐고, 더 가볍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결국엔 6.7kg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는 안전상의 이유로 7.3kg까지 무게를 늘렸다. 접이식 자전거는 휴대성이 중요하기에 안전한 선에서 최대한 가벼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브롬튼을 6.7kg로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노란색 프레임이었으나 도료의 무게마저 줄이고자 색이 칠해지지 않은 현재의 프레임으로 교체했다. 싱글기어로 만들고 뒤 브레이크도 제거했었다. 타이어도 19c 굵기의 <Primo Champ>사의 휠체어용 타이어를 장착했었는데, 현재 장착 된 ‘Stelvio Light’ 보다 앞/뒤 합해 무려 175g이나 가볍다. 이 타이어는 브롬톤을 가볍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꿈의 아이템이지만 단종됐다. 앞 휠-세트도 73mm <American Classic> 허브를 바탕으로, <Sun Rims> M14A 28홀 림에 14개의 스포크를 래디얼 패턴으로 엮었다.
또한 50g의 매우 가벼운 <Pop-Products>사의 50g 풀-카본 안장을 사용했었다. 더욱이 자전거에 사용 된 모든 볼트와 너트를 티타늄과 알루미늄으로 교체했는데, 개당 5g 미만으로 감량되기 때문에 티끌 모아 태산인 셈이다. 브롬튼을 6.7kg으로 만드는 것은 금전적으로 준비가 되어있다고 해서 단기일 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행착오와 노력, 기다림이 필요하다. 나는 2008년 말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니 만 3년이 걸린 셈이다. 들어간 비용을 모두 합산하면 천만원 정도가 들었다.
시행착오가 많았을 거 같은데?
튜닝에 사용된 부품의 30~40%는 국내에서, 나머지는 해외에서 구했다. 크랭크 세트와 타이어가 유난히 구하기 어려웠다. 특히 <Zipp>사의 300 카본 크랭크 세트는 단종된 제품으로 6개월간 중고장터를 모니터링 해 어렵게 구했다. 브롬튼은 접이식 미니벨로라 BB Shell 외부에 베어링 컵이 장착되는 Bottom Bracket 타입의 BB를 채용한 크랭크 세트를 장착하면, 스핀들의 길이가 맞지 않기에 접었을 때 크랭크의 스파이더가 프레임에 닿는다. 때문에 ISIS(International Spline Interface Standard) 방식의 BB와 호환 가능한 크랭크를 사용해야 하는데, 300 크랭크가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크랭크 세트 중 가장 가볍다.
안장과 시트 포스트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32mm 굵기의 브롬톤 시트 포스트는 안장의 레일을 아래위가 아닌 양 옆에서 물어주는 방식인 펜타클립 (Penta clip) 방식이다. 시중에 출시되는 표준 규격의 안장을 장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안장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다 가벼운 시트 포스트를 장착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Dahon>사의 접이식 프레임에 알맞게 출시 된 <TAT>사의 34mm 풀-카본 시트 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장착 과정은 브롬튼 프레임 내부에 있는 순정 플라스틱 심을 빼내고 필름통처럼 생긴 플라스틱 통을 가공해 34mm 시트 포스트가 들어 갈 수 있도록 제작했다. 대부분의 접이식 미니벨로는 톱-튜브와 다운튜브가 일체형으로 되어있어 시트 포스트 길이가 무척 중요하다.
무엇이 불편하여 7.3kg으로 무게를 늘렸나?
남산과 같은 긴 내리막 길을 내려올 때면 위험해서 뒤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50g의 무게를 지닌 초경량 풀-카본 안장도 장거리 라이딩시 엉덩이가 쓸리고 불편해 <fi'zi:k> Antares로 교체했다. 또한 <Primo Champ>사의 19c 휠체어용 타이어를 사용해보니 주행상 불편한 점이 많아 28c 굵기를 지닌 <Schwalbe> Stelvio Light 타이어로 교체했다. 자전거가 6.7kg일 때는 가장 가벼운 부품만으로 이루어져 몸무게가 75kg이 넘는 사람은 자전거에 올라가지도 못하게 했다. 하지만 7.3kg으로 무게를 늘린 뒤에는 그 누가 타더라도 안전하다. 0.6kg의 무게를 잃었지만 실용성을 얻은 셈이다.
브레이크 캘리퍼가 ‘Tektro R538’ 인데 보급형 제품이지 않나?
브롬톤은 16인치의 휠 크기를 가졌기에, 중간 길이의 캘리퍼 암을 가진 브레이크만 호환이 가능하다. <SHIMANO>, <KCNC>사와 같이 알려진 브랜드의 브레이크를 장착하려면 어답터를 사용해야 한다. 어답터 무게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무게가 늘어나기에 <Tektro>사의 R538이 가격도 경제적이고 성능도 우수해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브롬튼 순정 브레이크에 비해 30g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물론 캘리퍼에 사용된 모든 볼트와 너트는 티타늄 소재로 교체했다. 또한 어답터를 사용하지 않고 순정 브레이크 외 제품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포크 마운트 홀의 직경을 공구를 사용해 넓혀줘야 하고, 뒤 브레이크는 케이블이 아래에서 위로 장착 될 수 있도록 작은 부품들을 재가공해줘야 한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브롬튼을 타는 사람들은 나와 반대로 드레스-업에 힘쓰는 이들이 다수다. 이를테면 전기모터를 장착하는 경우 브롬튼의 무게는 20kg이 넘게 되는데, “가벼운 자전거보다 전기의 힘이 최고”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브롬튼 동호인들이 모여들면 “브롬동에서 가장 값비싼 자전거로 알고 있는데, 가장 싸보인다.”는 우스게 소리도 많이들 한다. 또한 한강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만 보고도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건낼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오랜 시간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아쉬움이 없는가?
뒷바퀴 순정 허브가 아쉽다. 116mm의 특이한 넓이로 순정 허브를 대체할만한 부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소량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업체를 섭외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허브를 제작할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순정 허브의 무게가 300g이 넘는데, 이것을 해결한다면 200g 정도 감량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교체하고 싶다.
<바퀴(baqui) vol.24, Before & After :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http://www.facebook.com/mireeye (김병국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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